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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창작시

겨울준비 겨울준비 윤제철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을 뒤로 하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겨울 일궈놓은 수확을 누리면서 놀기 만하는 계절로 맞을 수만은 없다 어른 노릇 하지 말고 내일을 내가 하는 젊은 시절로 만들어야 하고 눈총을 맞으면서 밥이나 축내지 말고 넘어지지 않도록 준비하여 .. 더보기
새집 새집 윤제철 이사를 하고나서 와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디에 사는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까지 시선을 돌려 바라다 보아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사람이 사는 집은 사람이 드나들어야 활기가 차고 곰팡이가 슬지 않는다 축하의 눈빛으로 맞고 싶다 늘 너저분하고 준비가 안 .. 더보기
기억의 뿌리 기억의 뿌리 윤제철 오래 전에 뿌리내린 왕성하던 때 것들은 소소한 것 까지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오늘 아침 것조차 분명하지 않다 애를 쓰면서도 또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않는다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만큼 매가리가 없다 더 낡아버리면 메모를 보아도 .. 더보기
상해 노래방 상해 노래방 윤제철 바다 건너 남의 땅 말을 할 줄 몰라 우리노래 반주에 묻히는 낯 설음 어설프게나마 알고 싶은 걸 내 나라가 좋다고 물어오는 도우미 얼굴에 덮어두었던 보랏빛 고향 추억들이 환히 비추는 저녁달이 뜬다. 더보기
첫눈 오는 날 첫눈 오는 날 산 흔적들이 묻은 방 네 칸과 거실, 주방, 화장실은 짐이 나가고 텅 비었다 새 집으로 옮겨갈 기쁨보다 알뜰살뜰 고쳐 남 주고 갈 아쉬움이 더 크게 자리 잡는 날 어수선하고 차디찬 겨울이 버티고 선 창밖 눈발이 치솟아 나르는 허공 안에서 시집 세 권이나 만들어 준 상념들.. 더보기
책을 버리며 책을 버리며 이사를 하려고 한다 마음대로 못하는 책들 손길이 닿은 잡지나 인연의 끈이 쩜매진 시집, 수필, 평론집들이 손에 잡혀 버리는 줄에 서서 눈물을 흘린다 인정에 끌려 다시 주워 올리다 하루 종일 책을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하고 가지고간들 다.. 더보기
후회 2 후회 2 무엇이든 소중하게 여겨 다음에 쓸데가 있을까봐 쌓아두고 지내다가 새로 이사하는 아파트는 붙박이장이나 가전제품이 설치되어 있어 아직 쓸만하다 끌어안을 게 아니라 놓을 자리가 없어져 버려야한다 책임도 못 지으면서 멀쩡한 체 쓰레기 신세로 만든 못할 짓을 하고 말았다 더보기
스마트 폰 나라 여행 스마트 폰 나라 여행 그 옛날 전설이 묻어있는 나라에서 며칠을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족들은 모두 세상을 뜨고 후손들만 살아남을 만큼 오래 걸렸던 것을 지하철 좌석에 앉아 남녀 노인층만 빼고는 모두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 또 다른 나라를 떠돌아다니는 요즘 아무 간섭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