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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창작시

수탉

 

수탉

 

윤 제 철

 

 

닭이 슬픈 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새벽을 알리느라 헌신하고서도

말 못하는 목숨은 먹이로 순교했었다

벼슬 좋은 수탉이 장끼자랑 상으로

아무 작정 없이 낯가림할

식구들을 놀라게 하고

어떻게 이놈을 대해야할지

서늘한 내 가슴이 꼬기요 운다

강자에게 한없이 굽신거리다가

약자에게 무자비한 못 돼먹은

근성 때문에 살생을 불러야 한다

, 이 놈 보다는 잡아놓은 걸로

바꾸어 달라 사정을 해서

대추와 황개 넣고 삶아 입에 넣으면

그 죄가 어디로 달아나는지

마음은 간사하고 홀가분해져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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