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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어느 시 창작 강의 시간

어느 시 창작 강의 시간

- 세종대왕 숯불갈비 보라매점에서

 

 

윤 제 철

 

  날씨는 흐리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만나지 못 했던 문학반 회원님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 한편을 써서 강의실에서 첨삭지도를 받으시던 분들이 그 즐거움을 잃었다. 몇 달이 지나 얼굴을 잊겠다며 점심이라도 먹자고 만났다 헤어졌던 두 달 전의 섭섭함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강의를 못하고 남겨둔 자료를 다듬어 준비하였다.

  보라매역으로 오후 1시쯤 나와 음식점을 찾았다. 자가격리(自家隔離)처럼 지내시다가 만나는 일은 무엇보다 반갑고 갑갑함을 해소 시켜주는 위안이었다. 누구는 무슨 일 때문에 참석을 못했고 누구는 어디가 아파 못나와 안타깝다는 안부도 들려주었다. 몇 분을 빼고는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테두리 안에 호흡은 기쁘고 즐겁기 만하다.

  가장 가까운 사이가 밥을 같이 먹는 사이라는데 코로나로 염려스럽기는 해도 어느 정도 진정세 덕분에 이루어진 일이다. 마스크를 벗고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우리는 지난 2월에 코로나로 강의가 취소되자 강의실은 못가고 밖에서 따로 만났었다. 식사를 하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관람을 하고나서 차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 미술관 앞에 연못 갈대를 보며 시 창작에서의 은유법 이야기를 했었다.

  참석 회원과 개인 사정으로 참석은 못하셨지만 마음은 같이 하고 있었다. 음식점 주변을 분위기 있게 장식한 화초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들른 곳은 찻집이었다. 젊은이들이 들어있긴 했어도 어색함은 느끼지 않아 좋았다. 준비한 프린트 2매를 나누어드리고 다소 소란한 장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기만 했다. 오시지 않는 분들의 작품까지 모든 회원님들의 시세계를 다녀올 수 있었다.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 유람을 목적으로 객지를 두루 돌아다니는 여행처럼 회원님들이 살면서 느낀 서정의 세계를 두루 공감해보는 이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 아닐 수 없었다. 강의가 끝났어도 두루 돌아가며 생활 속에서 마음에 품고 있는 회포를 풀어내느라 헤어지기 섭섭하였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옮겨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