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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창작시

벽보

벽보

 

윤제철 

 

 

난생 처음 경력과 함께

경쟁자와 나란히 걸려

남 앞에 보여주는 동안

 

나이도 많은데다

싫은 소리 하나 못하는 표정에

투쟁성을 찾을래야 찾을 수없는

지극히 소극적인 시선으로

소견발표회도 없이 내려다보고 있으니

 

새로 입주한 아파트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나에게

제 나름대로 생각을 마음속에서 꺼내

엘리베이터 바닥에 떨어트렸을 터인데

 

내가 알고 있는 나만큼

알아주는 이 없다고 섭섭해 하지 말라며

동내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해보겠다고

남들에게 나섰던 나를 바라볼 뿐

 

나에게 조차 듣고도 모른 척

남 보듯 아무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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