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
윤제철
난생 처음 경력과 함께
경쟁자와 나란히 걸려
남 앞에 보여주는 동안
나이도 많은데다
싫은 소리 하나 못하는 표정에
투쟁성을 찾을래야 찾을 수없는
지극히 소극적인 시선으로
소견발표회도 없이 내려다보고 있으니
새로 입주한 아파트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나에게
제 나름대로 생각을 마음속에서 꺼내
엘리베이터 바닥에 떨어트렸을 터인데
내가 알고 있는 나만큼
알아주는 이 없다고 섭섭해 하지 말라며
동내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해보겠다고
남들에게 나섰던 나를 바라볼 뿐
나에게 조차 듣고도 모른 척
남 보듯 아무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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