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뿌리
윤제철
오래 전에 뿌리내린 왕성하던 때 것들은
소소한 것 까지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오늘 아침 것조차 분명하지 않다
애를 쓰면서도 또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않는다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만큼 매가리가 없다
더 낡아버리면 메모를 보아도 기억하지 못할까봐
걱정을 하다가 그 또한 잊어버리고 산다
뿌리는 퇴화되고 빠져버리는 머리카락마냥
망가져서 날아가 돌연변이가 되는 걸 막으려면
허허 벌판에 거름을 주어
꽉 잡아주는 힘을 키워야 한다지만
성능을 업데이트 할 수는 없을까,
아니면 포맷을 시킬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