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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창작시

종이컵

 

종이컵

 

 

색깔 없는 액체

종이컵에 따른 소주를 마시다가

앞에 있는 컵이

비었는지 남았는지 알 수가 없다

 

주거니 받거니 비롯되는 이야기

오가면서 들여다 볼 수도 없고

마시고 싶으면 술이 없다고 하고

마시고 싶지 않으면 술이 아직 있다고

거짓말하는 컵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잔은

술 상대에게 솔직하게 알려주어

속일 수가 없어 야박스럽다 해도

속이 보이지 않는 종이컵은

오히려 숨을 쉴 틈을 열어주었지만

술 마시는 동안 내내

상대방 마음을 답답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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