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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창작시

음악회에서

음악회에서

 

윤제철

 

조명등이 밝은 천정 위에서부터

폭이 좁고 결이 얇은 소리 한 겹 두 겹

해금에서 나와 달라붙고,

낮은 바닥 아래에서부터

폭이 넓고 결이 두꺼운 소리

첼로에서 나와 쌓여 높아지면서,

음악회 무대 위에는

많은 소리들이 모아지고 있었다.

건반을 두드리는 연주자의 손으로

잡아당기는 소리에 매달은 줄은

자리 잡고 앉으려는 소리들을

잡아당기거나 놓아버리는 바람에

허물어져서 나동그라지고

관객석으로 굴러 떨어져버려

서로를 구분할 수 없도록 뒤섞어져

색다른 소리로 입을 맞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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