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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글로 쓰기

내 생각 글로 쓰기 - 9.수필쓰기

(4)수필쓰기


  자신의 생각을 산문으로 비교적 편하게 표현 할 수 있는 문학의 장르라면 수필을 손꼽을 수 있다.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도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형식의 글이다.

 보통 경수필(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을 소재로 가볍게 쓴 수필. 감성적·주관적·개인적·정서적 특성을 지니는 신변잡기)과 중수필(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비개성적인 것으로, 비평적 수필·과학적 수필) 나뉘는데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유머, 위트, 기지가 들어 있다.

 모든 창작은 내 생각을 글로 쓰는 일에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 내 생각을 글로 쓴다는 일에 부담을 덜 갖고 임하게 되며 가장 넓게 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 체험한 주변의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가면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하는 내용들이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다. 

 수필은 무형식의 형식을 가지고 생각나는 대로 붓이 가는대로 쓴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문장의 형태를 벗어날 수는 없다.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들어가는 서론 부분과 이야기 하고자하는 내용을 전개하는 본론 부분, 그리고 이야기한 내용을 마무리 지어 강조하는 결론 부분으로 나누어 표현하게 된다.

 

아들의 대답 없는 전화

 

 항상 오후 7시가 되면 직장에서 집에 들어오던 아들아이가 밤 12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으면 으레 전화를 하던 것도 하지 않았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핸드폰에서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거나 연결이 되지 않는다든지 전원이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된다며 반복하고 있었다. <서론>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걱정이 되어 잠이 올 것 같지도 않고 걱정이 되어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거실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별 생각이 다 들고 뒤숭숭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아내는 수도 없이 핸드폰을 걸었으나 같은 타령을 하고 있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녘이 되어 잠이 들었는지 말았는지 눈을 붙였다가 눈을 뜨게 한 것은 요란하게 울린 전화 벨 소리였다. 얼른 달려가 받은 전화는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들아이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어제 밤에 술을 마셨는데 과음한 친구가 있어서 집에 까지 데려다 주고 시간이 늦어 친구네 집에서 자고 이제야 전화를 드려서 죄송해요.」

「너는 아무 일도 없었단 말이지? 」

 아내는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서 잠을 못자고 걱정을 한 것에 대하여 화가 나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 혼자만 아무 일이 없으면 고만이냐? 전화를 해줘야 할 거 아냐.」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자식의 안전을 몰라 걱정이 되었던 졸인 가슴이 풀리면서 약이 올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아내의 흥분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나는 거실로 나와 아내의 흥분된 음성으로 반복하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기를 바꾸어 들고서, 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딴 소리하지 말고 빨리 들어와 이야기 하자.」면서 아내와 함께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본론>

 제 친구들에게는 빈틈없이 일처리를 잘 하면서 식구들에게 소홀히 대하는 것이 못마땅하였다. 과연 그 아이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주어야 할지도 의문이다.

 거짓말이 아니고 떳떳한 경우였다면 전화를 못할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잘못된 버릇을 들이기 전에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을 대비하여 타이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내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동조하는 말 한마디를 거들었다. 

「정말 나쁜 놈이잖아? 부모가 기다리고 있는 줄을 모른단 말이야?」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걱정하며 화장실로 가고 있었다.

 <결론>



 

 윗글 <대답 없는 아들의 전화>는 서론에서 「전화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들아이,」본론에서 「술에 취한 친구를 데려다 주고 시간이 늦어 그 집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는 전화 속에 이야기, 결론은 「거듭되는 변명을 어떻게 치유해야할지 걱정하는 부모」의 내용으로 구분된다.


 산문은 문단을 나누어야 한다. 한 가지 이야기가 바뀌는 부분에서 줄을 바꾸어 쓴다. 첫 칸을 비우고 쓰면 다른 이야기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호흡을 쉬어 가는 의미도 함께 있다. 너무 길게 끌고 가면 숨이 막혀 읽기 힘들어 독자들은 포기할 수도 있다.

 

보고 싶은 막내 여동생

 

 사람의 기억력이란 필요한 것은 쉽게 잊어버려도 가슴 깊이 새겨진 사연 있는 일은 잊지 못하여 두고두고 되새김질 하듯 넣었다가 꺼내보듯 해왔다. 수많은 일들에 얽혀 잊어버려도 되련만 쉽지 않았다.<서론>

 이제는 가고 세상에 없는 막내 여동생이,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어렵게 지내던 기억 중에 하나가 도시락을 자주 싸가지 못하여 언젠가 어머니께서 학교로 찾아와 토마토를 먹으라고 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함께 따라와 주었던 막내 여동생에게 늘 미안해하는 것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 먹다 남긴 토마토 한 조각이라도 먹어보라고 권해주길 바랐을 텐데 생각이 모자란 나는 그냥 혼자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주변의 아이들이 바라다볼까 창피하여 얼른 먹으려고 허겁지겁 서두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중학교 다닐 때라지만 인정머리 없는 오빠가 야속했을 것이다.

 그 후로 이 따끔 그 여동생 생각을 할 때면 으레 떠올리게 되었다. 그 것 보다 훨씬 더 값진 일로 섭섭함을 풀어주어야지 다짐해보지만 바로 잊어버리기 일 수였다.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실천에 옮기기가 어려웠다.<본론>

 사람은 어느 누구든지 나보다 나이가 많든지 적든지를 막론하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서는 정해져 있어도, 복잡다난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성 질병이나 교통사고로 인하여 밤새 안녕을 고하는 경우가 많아져 이 세상을 떠나는 순서는 따로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루다가 기회를 잃어버린 사람의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가 없다. 결국 내 생애에는 갚지 못하는 빚으로 남게 되었으니 말이다. 남들은 아무 것도 아닌 걸 갖고 신경 쓴다고 말할지 모르나 나에겐 무거운 짐으로 다가와 내려놓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경우가 없도록 많은 사람들의 심중을 헤아리는 따뜻한 성품을 길러야겠다.<결론> 


 

 윗글 <보고 싶은 막내 여동생>은 막내 여동생과의 추억 중 섭섭하게 만든 기억을 가슴에 담고 있다. 서론에서「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 본론에서는 도시락을 못 먹고 토마토 먹는 것이 창피하여「허겁지겁 먹어 치우느라 남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 결론에서「마음만 먹지 말고 바로 풀어주어야 한다」로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