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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글로 쓰기

내 샹각 글로 쓰기 - 8.같은 주제 다른 내용

② 글을 쓰고자하는 주제는 재미있거나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같은 주제를 갖고 쓴다 하더라도 표현하기에 다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보고 느낀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님이 코끼리를 안아보고 느낀 점을 쓰듯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리를 만진 장님이 코를 만진 장님과 느낌이 같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귀를 만진 장님이 등을 장님과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예를 들어「사과와 작은 고모부」,「과수원」이라는 제목을 갖은 산문을 읽고,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고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기로 한다.

사과와 작은 고모부

 

시골에서 방앗간을 운영하시는 작은 고모부는 도시로 나오시면 우리 집에서 하루 밤을 주무시곤 하셨다. 술을 좋아하셔서 늘 술 냄새를 풍기시며 찾아오셨는데 식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오실 때마다 사과를 한 봉지를 사들고 오셨다.

 어려운 형편에 평소 자주 먹어보지 못하는 사과를 맛있게 먹곤 하였다. 싱싱한 과일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하지만 작은 고모부는 몇 년 전에 술 많은 이 세상을 떠나시고 말았다. 정이 듬뿍 담긴 사과는 예사 맛이 아니었다. 명절에나 제삿날 먹어보던 사과와는 달리 사각사각한 씹는 맛이 예사롭지 않았다.

 고종사촌 동생의 볼그레한 얼굴을 만나면 사과 빛으로 떠오를 정도로 기억은 각별한 것이었다. 자상하신 그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모든 것을 잊고 빠져들어야 했다. 어렸을 때 먹던 사과의 맛이 모든 사과의 맛인 것처럼 느껴지고 빨간 홍옥사과 빛만이 사과 색깔로 믿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이었다. 작은 고모부님께서 사방 무엇인가를 분주하게 찾으시는 것이었다.「쥐가 들어와서 다 먹어치웠나, 그러면 꼭지라도 남았을 텐데. 어떻게 흔적도 없이 깨끗이… 」잠자리에서 눈만 감은 채 누워있던 나는 무서워서 죽었구나, 생각하며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어젯밤 늦게 오신 작은 고모부께서 내가 있는 방에 사과를 놓아두시고 안방에서 말씀을 나누시는 사이 한 개, 두개 껍질도 까지 않고 우물우물 먹어치우다가 모두 일곱 개 중에 세 개만 남기고 말았다. 차마「네가 먹었니? 」라고 묻지는 않으셨지만 작은 고모부님은 혼잣말로「인쥐가 먹었나보다」하시며 방에서 나가셨다. 그리고 남은 사과가 든 봉지를 이블 안에 넣어주셨다.   


과수원

 

 산기슭에 있던 우리 집에서 학교를 가자면 꼭 거쳐 가야하는 길목에 과수원이 있었다. 과일나무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많은 그루 수를 심지 않은 작은 과수원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에겐 따로 과일을 사먹는 기회가 많지 않던 당시에는 대단한 것이었다. 제대로 꽃이 피어 열매를 맺은 과일도 좋지만 익지 않은 채 도중에 길 밖으로 떨어진 과일을 주어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였다.    

비가 내리고 나면 떨어지는 감이나 고염, 대추, 그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고나면 떨어지는 사과나 배는 인기가 좋았다. 그중에 사과는 다른 어느 것들도 따라 올 수 없었다. 맛도 맛이지만 떨어지는 개수가 적었기 때문에 아주 귀했기 때문이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 어느 날 오후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다른 학년 보다 일찍 끝나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내 앞에 빨간 사과 하나가 뚝 떨어지는 것이었다. 주위를 살파다가 아무도 없어 얼른 손으로 잡아 호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데 앞에서 5학년은 될법한 형이 나를 불렀다. 사과는 순식간에 빼앗겼고 자기 것에 함부로 손을 댄다고 발로 걷어차는 것이었다.

 억울하여 참을 수가 없었다.「아저씨, 사과 따 간데요! 」라고 소리를 지르니 과수원에서 지키던 아저씨가 달려 나와 그 형을 붙잡아 데리고 가셨다. 그렇지 않아도 과일서리를 한 사람을 잡으려고 하던 중이었는지「누가 따가나 했더니 너였구나!」 하시며 화를 내시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시는 것이었다.

 내가 주은 사과를 빼앗겨 억울하여 따지도 않은 사과를 땄다고 그 형에게 뒤집어씌운 것이 미안하기만하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형의「억울해요 아저씨 저는 저애가 주은 사과를 빼앗은 죄밖에 없어요.」울부짖음만 들려올 뿐이었다.

 마음이 불편하여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그 아저씨께 다가가 용서를 빌어야했다.「죄송해요, 아저씨. 제가 주은 사과를 뺏는 형이 미웠어요. 따지는 않았어요.」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자 아저씨는 형을 가라고 놓아 주시며 나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셔 먹고 가라시며 사과하고 배를 내놓으셨다. 무섭기만 하시던 아저씨의 얼굴에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